우리나라 문학 번역가의 길을 택한 뒤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어려서부터 문학을 테스트하고 싶었지만 집안 반대로 고려대 법학과에 진학하였다. 적성에 맞지 않아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서울대 영문학 석사를 거쳐 통역사, 비문학 번역가,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을 전전한 끝에 37세에 늦깎이 전업 한국 문학 번역가가 됐다.
누구보다 우리나라 문학을 열렬히 사랑하는 독자라서 가능했던 여정이었다. 스웨덴에서 태어난 그는 KOTRA 해외 주재원이던 아버지를 따라 홍콩, 에티오피아, 태국과 대한민국을 오가며 유년시절을 보냈다. 대한민국 문학 작품들은 그 시절 위안이고 즐거움이었다. “번역을 하게 된 건 ‘이 작품 너무 우수한데, 함께 읽을래?’ 하는 마음이 들어서였죠.”
부커상 후보로 지명된 직후 에그전트를 http://edition.cnn.com/search/?text=기업파산 채용해야 할 정도로 바쁜 신체가 됐다. 그래도 그는 1주일에 한 번 동네 책방을 다니며 새로운 작가와 작품을 탐험끝낸다. 번역하고 싶은 시를 잘 읽어내기 위해 시 전공 서점에서 시 창작 수업을 듣기도 했었다.
에세이집 제목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는 서울대 대학원 입학시험을 치르며 겪은 일화에서 따왔다. 그는 시험지에 영어로 답변을 써내려가고 있는데, 시험감독을 하던 영문과 교수가 왜 영어로 다루고 있느냐며 이러면 채점이 안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영어로 쓰면 안 된다는 지시가 없잖아요?” 하고 답했다. 그는 합격했고, 다음 학기부터 입학시험의 특정 문제 지시 사항에는 ‘답안지에 꼭 한국어로 써야 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그는 또 다른 ‘최초’도 앞두고 있습니다. 태어나 처음 본인의 긴 법인회생절차 글을 출간하기로 계약해온 것. 미국 대형 출판그룹 하퍼콜린스의 임프린트 하퍼비아에서 안톤 허의 영문 장편소설이 내년 6월 출간될 예정이다. 화가들에 대해 저술한 한국어 소설도 한국 출판사에서 내기로 했다. 독자들은 곧 영어와 대한민국어를 오가며 수필을 다루는 최초의 우리나라 작가를 만나게 되는 셈이다.
그럼 안톤 허의 소설은 그가 당사자가 번역하게 될까. “놉(Nope).” 그는 엄중히 부정했다.
“제 글은 제가 번역 안 해요. 손님이 내 이야기를 번역도와준다는 건 엄청난 영광이죠. 함께 읽을 글로 선택됐다는 것이니까요. 저도 누군가 제 글을 선택해주길 기다릴 거예요.”